2011. 11. 12. 14:39
이번여행의 세번째 도시는 카리브해섬으로 가고싶어서 출발전 쿠바냐 자마이카냐, 아프로쿠반 재즈냐 레게냐, 체게바라냐 밥말리냐, 50번도 넘는 고민끝에 쿠바의 La Habana로 정했다. 얼마전 본 영화 부에노비스타 소셜클럽의 잔잔한 여운때문일수도, 릴민이 빨아대던 시가가 멋있게 보였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예전부터 내 마음속엔 라스타파리안의 환상이 있었고 왠지 막상 자마이카에 가면 라스타의 환상이 깨질것만같은 불안감 때문일까나.. 그리고 지금 벌써 자마이카를 가면 뭔가 끝판왕 깨버린것같은 기분이 들까봐 나의 미래를 위해 자마이카는 킾해놓고 쿠바로 정함. 쿠바는 지구상에 몇개 남아있지 않은 완벽한 사회주의국가 중 하나이며 내국인,외국인이 사용하는 화폐의 종류와 단위도 다르고, 쿠바의 개인가정에서 인터넷 사용은 나라에서 못하게 막아놔 인터넷또한 할수없기 때문에(이게 제일 힘들었음..) 사전준비를 좀 하고가지않는이상 좁밥되기 쉽다. 쿠바를 들어가려면 미리 출발국가에서 쿠바비자를 구입해 작성해야되는데 이게 한장당 $15달러 이니 글씨틀리면 좁밥됨. TACA라는 처음들어보는 라틴아메리카 항공기를 탔는데 기내식에 나오는 스포크 귀엽네.

그리고 쿠바에 도착해 환전하는것부터 뭔가 미스테리가 시작되는데 미국의 경제봉쇄 정책으로인해 미국달러는 거의 좁밥취급당하니 유로나 캐나다 달러를 준비해가서 환전하는게 좋음, 이제부터가 관건인데 가게나 식당을 가서 돈을 쓸때 외국인, 내국인용 화폐의 가격이 다르고 외국인이 가면 가격표나 메뉴판도 잘 안보여주기때문에 돈뜯어먹을라고 대기타고있는 쿠바노들한테 혼날시간임. 길거리에 있는 식당앞 메뉴에 뭔 셋트가 4CUC 로 써있길래 들어갔는데 메뉴판도 안보여주고 10CUC이라며 되도않는가격을 불르길래 메뉴판 제발좀 보여달라고 사정했더니 스페니쉬로 손수 쓴 메뉴를 들고오는데 사진도없고 뭔지도모르겠고 그중 샌드위치라고 스패인어로 써있길래 그거시켜먹음. 그래도 쿠바 특유의 오래된 건물들과 아메리칸 클래식카들을 보고있으면 감탄이 절로나온다.마지막으로 잠자기전 쿠바산 럼주 모히또 한잔 마시고 마무리. 아 꿈같다 쿠바. 

다음날 아침 까사(쿠바 정부에서 지정된 숙박업소 'CASA')에서 세뇨리따 마르따가 해주는 쿠반식 아침을 먹은후 센트로 하바나에 가기위해 해안도로 말레콘을 걸었다. 말레콘은 한쪽으로는 카리브해가 펼쳐져있고 한쪽으로는 차도가있어 차가 달리는데 파도가 높게 칠때는 길 넘어까지 파도치는게 포인트. 한참을 걸으니 센트로하바나와 올드하바나가 나오는데  하바나 길거리 걷고있으면 내가 1950년대로 백투더퓨처한거같음. 건물이며 자동차며 진짜 도시 자체가 올드스쿨 박물관이 따로없네. 쿠바는 10년 후에 다시 와봐도 왠지 지금과 똑같을것만 같다..

센트로하바나에 시가공장이 있길래 들어가봤다. 공장은 다음주까지 쉰다길래 숍만 구경했는데 숍 한켠에선 빅마마가 손수 시가잎을 말아서 즉석에서 시가를 만들고계셨다. 시가는 쿠바산 시가를 최고의 시가로 인정하듯 숍에는 돈많아뵈는 외국 관광객들로 득실됐고 시가를 태워볼수있는 VIP룸에도 시가를 느끼고있는 아저씨들로 득실댔음.

너무 더워서 코코넛아이스크림 하나 사먹고있는데 옆에 왠 간지 쿠바노 아저씨 한명이 남방 다 풀어헤치고 코코넛아이스크림 먹고있더라. 이 아저씨 가슴에 체게바라 타투가 있길래 같이 사진찍어놔야될거같아서 사진좀  찍자고 했더니 갑자기 타투가 잘보이도록 햇볓있는데로 나가 체게바라 타투있는 가슴을 툭툭치며 뭐라고하더라(아마 자기 가슴엔 체게바라가 살아있다...라고하는듯)

배고파 야외 광장에서 쿠반샌드위치 하나 사먹는데 고양이들이 슬금슬금 다가오면서 앵벌이하는데 여긴 야외 식당같은데 가면 고양이랑 개들이 귀신같이 알고 모인다. 그리고 두손 가지런히 모아 처량하게 처다보는 모습이 슈렉에나온 고양인데완전 이거 뭐 불쌍해서 먹을거 안줄수있겠나.. 그리고 난 자전거택시 타고 숙소 근처 카페가서 쿠반 스테이크와 쿠바리브레 라는 럼주 마시고 마무리. 어제봣던 고양이 또 와서 앵벌이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