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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 캠핑

JAYASS 2010. 3. 1. 22:21
이달의 캠핑 스팟은 산정으로 정하고 BOILLERS 형제들과 자연과의 교감을위해 깊고깊은 산속으로 조용히 들어갔다.어둠속에서 우리의 은신처가 될만한 장소를 이곳저곳 빠르게 첵킹한후 최대한 깊고 은밀한 곳에 짐을 풀고 베이스캠프를 설치했다. 바닦이 좀 질퍽거렸으나 에라 모르겠다 간지로 그냥 셋팅을 하고 불을 지펴 고기를 구워 배를 채운후 멍때리기를 시작했다. 어느덧 세벽 3시가 넘어 침대를 깔고 침낭속에 버로우해 김연아 얘기를 하며 다들 꿈나라로.그날밤 나는 김연아와 캠핑오는 꿈꿨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직 다들 김연아와 함께 꿈속에서 허우적대는듯, 혼자 밖에나와 간지체크를 했다. 전날은 어두워서 몰랐는데 우리캠프 앞 계곡은 아직도 얼어붙어있더라. 3월인데.. 바스락 소리가 들려 베이스캠프에 가보니 한명두명씩 김연아한테 나가리먹고 제정신차리며 일어남. 다함께 간단하게 하이킹을 하러 산위를 올라가봤다. 폐가같은 집이 나오던데 뭐지 하고 체킹하던중 문짝인지 벽인지 뭔가 큰 나무때기가 떨어져있길래 질퍽거리는 우리 베이스캠프 바닦에 깔아야겠다 싶어 그 나무때기를 들고 산에서 내려오는데 아 팔병신될뻔했다는.그거 들고 계곡물 건너다가 신발 다 젖고 양말까지 젖어서 앉은뱅이 될뻔하고..

나무 판때기를 질퍽거리는 바닦에 깔고 그 앞에 큰 비니루를 줏어와서 깔으며 기초공사를 시작했다.비니루를 깔았더니 뭔가 인스턴트적인느낌이 강해 밟았을때 재수가없어 지푸라기를 모아와서 그 위에 깔며 최대한 네츄럴하며 오르가닉한 바닦을 연출했다.아 캠핑 많이하다보니 이제 바닦공사까지 하네..

이번에 제작한 BOILLERS 베너. 앞으로 캠핑 다닐때는 항상 챙겨서 짤방용으로 베이스캠프에 걸어놓을 예정이다. 바닦공사를 끝내니 아침이 훌딱 지나가고 어느세 2시가 되어 간단하게 모닝빵과 수프를 끓여먹으며 멍을 때렸다.

예전부터 캠핑할때 러그가 하나씩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모아 BOILLERS 러그를 만들기로 하여 원단을 발주했는데 공장에서 만들면 공임비가 나가고 어짜피 캠핑와서 멍때리는거밖에 하는거 없으니 우리가 손수 가내수공업간지로 일일이 꽈서 만들기로 하여 50야드 원단을 통쨰로 가져왔다. 원단을 재단하여 파이어 앞에 둘러앉아 안데스산맥의 여인들처럼 올을 풀고 코바늘질을 해대며 핸드메이드 러그를 만들었다.아 이거 간결하고 섬세하게 안하면 안되는데 일랭형과 반형은 게이의 섬세한 간지로 잘 하는듯..  

코바늘질 하다보니 어느세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밀려오자 추위가 한층 심해졌다.이대로있다가 좁밥되겠다 싶어 돌을 줏어와 좀더 큰 화로를 만들어 좁밥됨을 면했다.쌀을씻고 고기를 구워 된장찌게와 함께 거하게 먹은후 머리를 멍한 상태로 만들어 또다시 코바늘질을 해댔다. 장작때기들을 거의 다 써서 또다시 좁밥될려고 함을 느낀 우리들은 낮에 봐둔 장작스팟으로 차를 가지고 올라가 트렁크 한가득 장작때기들을 실어왔다. 몸이 다시 따뜻해진 우리들은 멍을때리고,코바늘질하고,모험도감을 읽으며 그날밤을 마감했다. 완성한 각자의 러그를 아랫도리에 두르고 침낭속에 버로우하여 김연아 이야기 시즌2를 해대며 꿈나라로..그날밤 김연아가 나를 위해 코바늘질해대는 꿈을꿨다...

다음날 아침 침낭을 널고 설겆이를 한후 모닝라떼를 마시며 상쾌하게 아침을 맞이했다. 이번 캠핑은 기가막히게 삼일절이 끼어서 3박4일 캠핑을 한다는.일단 3일째 아침인데 아무도 3일동안 세수도 안하고 똥도안쌌다.전날 스케쥴이 있어서 늦게 합류한 쁠라스끼가 도착하고 우리는 다같이 하나되어 또다시 코바늘질을 해댔다. 배가 고파올때까지 코바늘질한다음 내가 준비한 파스타를 요리하여 맛있게 먹은후 칼로리를 소비하기위해 등산을했다.산속이라 아직도 얼음이 짱짱하게 얼어있다는...

오후가되니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더라. 가뜩이나 바닦이 질퍽거려서 재수없었는데 이거 비 많이오면 큰일나겠다 싶어 쓰러져가는 천막이 있는곳을 발견하여 그곳으로 베이스캠프를 옮겼다. 천막 아래에 아름답고 쾌적하게 최상의 칠링옵션으로 셋팅을 마친후 고기를 굽고 쉐프 반형의 게이의 섬세함이 뭍어나오는 양파버섯불고기 요리를 맛보았다.마지막 후식으로 숯불에 넣어논 감자에 설탕발라먹으며 마무리. 이거시 인생의 진리.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 눈이 내리고있더라.캠퍼들은 겨울에도 스노우캠핑 경험하기 힘들다던데 이거 별로 경험하지 않는게 좋은듯.우리의 쾌적했던 칠링옵션 셋팅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있고 의자들도 다 젖어있고 엎친대 덮친격으로 내 침대는 찢어져있었다.날씨도 많이 추워져서 손이시려 내가 너무나 힘들었다.일단 4일동안 참아온 똥을 싸고(2kg 정도 나온듯) 눈에 젖은 장비들을 챙기며 아수라장된 현장을 정리하고 빠르게 캠핑을 마감하였다. 마지막으로 단사는 찍어야될듯해서 각자 코바늘질해서 만든 러그를 둘러메고 단사를 찍은후 테트리스 쌓기로 마무리.지출정산, 회비청구, 구호외침으로 3박4일의 캠핑을 무사히 끝냈다.그리고 집에와서 쌓여있던 테트리스를 정리하고 설겆이하고 빨래하는데 4시간...그래도 주말엔 캠핑이지!!